1921년 끌려가 태국에 거주…생전 고국방문 강한 의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태국에서 여생을 보냈던 고(故) 노수복 할머니가 고국 땅에서 영면에 들게 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최근 별세한 노 할머니의 유해를 이달 30일 한국으로 옮겨와 안장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1921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난 노 할머니는 스물한 살 나이에 연행돼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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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10차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던 것이 노 할머니의 마지막 고국 방문이 됐다.
그는 회의에서 "공항에 내려 태극기를 봤을 때 너무 반가웠다. 나는 한국사람인데 한국말을 못하는 게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해 듣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생활비를 아껴서 모은 돈 5만 바트(한화 약 180만원)를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 조선인학교를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타국에서 풍파를 겪느라 생일을 잊어버린 노 할머니는 광복절인8월15일을 생일로 정해 지내왔고, 이전에도 고국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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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은 30일 열리는 정기 수요시위를 노 할머니를 기리는 추모제 형식으로 지낸 뒤 위안부 피해자들이 잠들어 있는 천안 망향의 동산에 유해를 안장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돌아가셔서도 타향을 떠돌았다면 할머니의 삶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듯한 느낌으로 남았을 텐데 그래도 고국에서 영면을 취하실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