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처음 나온 초코파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먹은 대표 과자로 오랜 세월 군림했다. 140억 개가 팔린 A사의 초코파이 봉지에 적힌 ‘정(情)’은 가장 성공적인 광고카피로 통한다. 하지만 세월 이길 장사 없다고 40년 국민간식도 단맛보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사회 풍조 속에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군대에서 가장 맛있는 간식 1위 자리도 ‘뽀글이’(봉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라면)에 내줬다는 소식이다.
▷휴전선 북쪽 땅에서 초코파이는 새로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바람의 진원지는 개성공단이다. 월평균 소비되는 개수가 600만 개를 넘었다. 원래 공단 근로자 4만6000명이 간식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일부가 북한 장마당(사설시장)에서 팔리기 시작하면서 북한 주민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근로자 1인당 하루 2, 3개씩 나눠 주다 생산성과가 좋으면 ‘인센티브’로 하루 10개 이상 주는 업체가 생기면서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초코파이를 아껴뒀다가 가족과 나눠먹거나 순번을 정해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계(契)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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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