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훈장 받는 한국록의 대부 신중현
한국 록 음악의 거장 신중현 선생이 자신의 50년 음악역사를 가수별, 연도별로 집대성한 ‘마스터피스 골드 시리즈’를 발표했다. 포니캐년 코리아 제공
‘한국 록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신중현 씨(73)는 최근 자신의 50년 음악 인생을 대표한 7장의 ‘골드앨범’을 앞에 두고 소박하게 말을 꺼냈다.
1955년 미8군 쇼 무대에 기타를 들고 선 이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온 예술인.
광고 로드중
‘히키-신’이란 예명으로 국내 최초의 기타솔로 앨범을 발표한 1958년, 비틀스와 동시대에 4인조 모던록 밴드 ‘애드-훠’를 결성한 1962년, 그리고 ‘신중현 사단’이란 애칭을 얻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펄시스터즈의 ‘님아’(1968년)와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1969년), 그리고 대마초 파동(1974년) 직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던 장현과 김정미까지….
한국 최초의 록 그룹도 사이키델릭 음악도 심지어 찢어진 청바지 역시도 시대를 앞서간 그의 일탈의 훈장이었다.
마침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그에게 대중문화예술 최고 영예인 문화훈장 수여 소식을 발표했다.
“어휴,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죠. 긴급조치 시대에는 자괴감도 많았는데, 내 삶 자체가 음악이다 보니 기타를 떠날 수 없었을 뿐이에요.”
광고 로드중
실제 50년간 정상급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500여 곡의 창작곡까지 발표한 뮤지션은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이에 세계적 기타제조사 펜더(Fender)는 2009년 아시아 뮤지션 가운데 최초로 헌정기타를 특수 제작해 그에게 선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12월에는 미국음반사 라이온스를 통해 ‘신중현과 엽전들’ 음반과 김정미의 ‘봄’ ‘바람’이 담긴 ‘나우(Now)’ 음반이 출시된다.
이미 해외 언론들은 그에게 ‘록의 전설(legend)’이라는 수식어를 쓰는 데 인색하지 않다.
광고 로드중
자연스레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자신을 알릴 의무가 추가된 것이다.
그는 부쩍 해외공연에 대한 의욕을 불사른다. 해외 팬들에게도 살아 숨 쉬는 진짜음악을 전달해야겠다는 기타리스트로서의 장인정신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음악을 MP3로 듣던데… 그렇게 수천 곡을 저장한 16비트 디지털기계음으로는 깊이 있는 음악을 구별해 낼 수 없어요. 인간의 감각기관이라는 게 훈련 없이는 쇠퇴할 수밖에 없어서… 사람이 들려주는 음악이 최선이고, 그게 아니라면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원음을 되살리려는 노력도 필요해요.”
그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치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어린아이처럼 비쳤다.
“뭐 그러다 거꾸러지면 할 수 없는 거지. 사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