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화의 모든 것
축구화, 농구화는 전문 선수들을 위한 맞춤형 신발이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편이다. 조기축구회 회원치고 축구화 한 켤레 없는 사람은 드물다. 농구화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신는다. 반면 배구화는 좀 생소하다. 주변에서 흔히 보기 힘들다. 배구 선수들을 위한 기능성 운동화일 것이란 짐작은 가지만 어떤 특성이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 좌우 수평동작에 맞는 모양
배구화나 농구화 뿐 아니라 러닝화도 종목 특성에 맞게 신발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들이 모양만 보고 구분하는 건 쉽지 않다. 운동화 모양을 전문 용어로 라스트(신 꼴)라고 하는데, 이는 공개되지 않는다. 아식스 원석연 대리는 “배구화, 농구화, 러닝화 모두 라스트의 기본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움직임이 많고 어떤 부위를 많이 활용하느냐에 따라 라스트가 달라지는 데 대외비다”고 설명했다.
배구화는 쿠션도 상당히 중요하다. 농구도 배구 못지않게 점프 동작이 많지만 순간적으로 착지할 때 발이 느끼는 하중은 배구가 더 크다.
배구화는 발목까지 감싸주는 제품이 많다. 보통 미들 컷(middle cut)이라 한다. 순간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리베로 포지션의 경우 발목을 감싸지 않는 로우 컷(low cut)을 신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미들 컷을 선호한다.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배구화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일본은 선수 이름을 딴 맞춤형 배구화도 많다.
● 1년 평균 4켤레 신어
선수들은 보통 3개월에 한 번 꼴로 배구화를 바꾼다. 배구화 밑창이 참 고무 재질인데 이게 닳아 바닥에 닿는 접지력이 약해지면 교체해야 한다. 헌 배구화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는 않는다. 선수들은 헌 배구화를 훈련 때 쓰고 경기 당일은 새 배구화를 신는다. 물론 선수들도 새 신발에 익숙해지는 데 2∼3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
배구화 한 켤레 가격은 20만원 안팎. 그러나 프로 선수들은 팀에서 보급해주기 때문에 개인 돈을 주고 사는 경우는 드물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