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수 탄생? 이대호가 13일 사직에서 열린 경남고와 부산고의 ‘라이벌 빅매치’에서 야수로 선발출장한 뒤 투수로 깜짝 변신해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직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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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야구 라이벌 빅매치 ‘이대호 쇼’
투수변신 130km대 직구 1.2이닝 3실점
손용석·손아섭 동료 삼진 잡고 양팔 번쩍
타자로 3타수 2안타…코치로 팬서비스도
양상문 주형광 등 OB 총출동…추억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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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쇼 펼친 이대호
‘대한민국 4번타자’ 이대호(경남고·롯데)는 8-3으로 앞선 5회말, ‘예고한대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고교시절 청소년대표팀에서 투수로 뛴 그는 소속팀 후배 장성우와 배터리를 이뤄 시속 130km를 넘나드는 직구를 뿌리는 등 제구력과 구속에서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1사 1·2루서 손용석(롯데)을 121km 바깥쪽 꽉 찬 직구로 스탠딩 삼진으로 유도한 뒤 계속된 2사 1·2루서 ‘3할타자’ 손아섭(롯데)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이닝을 마감하고는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팬들의 환호에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6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집중 4안타를 얻어맞은 탓에 중도 교체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1.2이닝 6안타 2탈삼진 3실점.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그는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를 때렸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졌으니 절반의 성공 아니냐?”고 한 이대호는 “더 오래 던질 수 있었는데 아쉽다. 첫 이닝에는 제구력이 그래도 볼만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제 나이든 모양이다”며 웃은 그는 자신의 볼에 범타로 물러난 손용석, 손아섭에 대해 “더 열심히 운동해야 할 것 같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대호는 OB 게임 때는 3루 주루코치를 맡아 구심에게 ‘별 일 없이’ 어필하는 등 색다른 팬 서비스도 제공했다.
○향수 불러일으킨 올드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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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팬들은 이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양 전 감독은 “앞으로 양교의 라이벌전이 정례화된다면 아마추어 발전으로 연결됨은 물론이고 야구계 전체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