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3교실 “쉽게 출제한다더니”… 진학지도 혼선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경고 3학년 학생들이 전날 치른 2012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인하며 자신의 점수를 내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수험생들은 점수가 크게 올라 기뻐하기보다는 한두 문제밖에 안 틀렸는데 등급이 크게 떨어질까 걱정하거나 자기만 시험을 망쳤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했다.
○ 엇갈리는 반응
광고 로드중
이 학교의 서은숙 교사(50·여)는 “이번 수능에서 상위권 학생은 실력보다 실수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막상 점수를 보니 영역당 92점을 넘은 학생이 많았다. 외국어는 너무 쉬웠다”고 지적했다.
영역에 따라선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성적이 최상위권이라는 서울 수도여고 3학년 신지원 양은 “언어가 정말 어려웠다. 수능이 쉬웠다고들 하는데 전혀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문학은 EBS와 연계가 많이 됐는데 비문학 영역은 소재만 갖다 쓰고 지문과 문제가 달라 EBS를 공부한 게 도움이 하나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출제당국은 쉽게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은 가채점 이후 생각보다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도 “언어는 낯익은 지문이 나와서 시험 직후에는 잘봤다고 생각했지만 가채점을 해보니 틀린 문제가 많은 ‘착시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 불안한 수험생 “남은 수시 넣어보자”
광고 로드중
수능 이후 예정된 논술고사 등 대학별 전형에 ‘다걸기’하겠다는 수험생도 늘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일대 유명 논술학원은 수능 다음 날인 11일 오전부터 수시 2차 고사를 준비하려는 수험생으로 북적거렸다.
수도여고 박희정 양은 “수시원서를 두 군데 썼는데 최저등급이 안 돼서 떨어질 것 같다. 수능이 쉬워지면 논술 비중이 커진다는 말이 학생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건국대 광운대 단국대 숙명여대는 이날부터 수시 2차 모집의 원서를 접수했는데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일단 하나라도 더 넣어보자는 마음을 가질 것 같다. 영역별로 난이도가 들쭉날쭉한 만큼 외국어 영역 등에서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서 떨어지는 학생이 상당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