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제나라를 떠나라고 하면서 晝(주) 땅에 사흘간 머물다가 나간 것을 두고, 왕이 혹시 마음을 바꿀까 기대하여 곧바로 주 땅을 나가지 못했다고 변론했다.
由는 猶(유·오히려)와 통한다. 한문에서는 발음이 같으면 통용하는 예가 종종 있다. 王如用予는 ‘왕이 만일 나를 등용한다면’의 뜻이다. 如는 조건절을 이끌어오는 접속사이다. 豈徒∼는 ‘어찌 다만 ∼이겠는가?’라는 뜻을 만드는 접속사이다. 擧安은 ‘모두 편안할 것이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王庶幾改之는 ‘부디 바라건대’의 뜻을 지닌다. 予日望之는 내가 나날이 그것을 기대한다는 뜻인데, ‘그것’은 앞서 나온 ‘王庶幾改之’를 가리킨다.
송나라 학자 楊時(양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나라 왕은 타고난 자질이 질박하고 성실하여, 용맹을 좋아하고 재물을 좋아하며 色을 좋아하고 세속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모두 솔직하게 맹자에게 숨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충분히 善을 행할 수 있었다. 만일 그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그릇되게도 큰소리쳐서 사람을 속인다면 이러한 사람은 끝내 堯舜(요순)의 도에 들어갈 수 없으니 어찌 善을 행할 수 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