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리서치회사 가트너 놀우드 부사장 전망
가트너의 앤드루 놀우드 부사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SSD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가트너 제공
이 때문에 PC에 들어가는 D램 시장은 더욱 울상이다. D램 주력 상품 가격은 1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오를줄 모르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D램 회사는 3분기(7∼9월)에 적자를 냈다.
하지만 D램의 하향세가 메모리 반도체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리서치회사인 가트너의 앤드루 놀우드 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제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 기기에 모두 쓰이는 낸드플래시 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폰이 반도체 시장 주도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S에 처음으로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소개됐다.
놀우드 부사장은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 PC 성장률도 높아지겠지만 스마트기기의 성장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2015년에는 스마트기기와 SSD가 반도체 수요의 75%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홍수로 HDD 생산이 줄어들면서 고급 PC에만 들어가던 SSD가 더 빨리 대중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HDD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올라가면서 SSD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낸드플래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하이닉스 지배력 더 강해진다
IT 패러다임의 변화가 반도체 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놀우드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D램 시장점유율 41.8%를 기록했다”며 “일본이 1980년대에 보여준 시장지배력 그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비중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D램도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에서 낸드플래시 비중을 45%까지 확대했고, D램 중에서도 모바일용 제품 비중은 71%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도 현재 낸드플래시 비중은 약 25%지만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