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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루키들 ‘생애 첫 목돈’ 사용처는?

입력 | 2011-11-04 03:00:00

프로농구 신인선수들, 선급금 어떻게 썼나재테크 맡기고… 집 사드리고… 효자들 많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첫 월급을 받는 순간이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 입문하는 신인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계약금이란 생애 첫 목돈을 손에 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금이 없는 프로농구 신인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계약금이 없는 대신에 총연봉 중 일부를 선급금으로 받는다. 연봉 1억 원에 5년 계약을 한 경우 5억 원의 40%인 2억 원까지 먼저 받을 수 있다. 나머지 3억 원만 5년(60개월)에 걸쳐 월급으로 받게 된다. 프로농구 루키들의 알뜰살뜰하고 훈훈한 첫 목돈 사용처를 알아봤다.

○엄테크형

대세는 부모님께 모든 재테크를 일임하는 이른바 엄테크(엄마와 재테크의 합성어)다. 미국대학체육위원회(NCAA) 1부 리그 메릴랜드대에서 뛰다 전체 3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한 최진수는 엄테크족이다. 1억9000만 원가량의 선급금을 받은 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를 구입하고 나머지는 모두 어머니께 드렸다.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재테크는 결혼할 때까지 어머니께 일임했다”고 말했다.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에 입단한 슈퍼루키 오세근도 아버지와 상의 끝에 2억 원가량의 선급금을 수익성 연금보험에 넣었다. 오세근은 “처음엔 아버지의 어장 관련 사업 자금으로 드리려 했지만 만류하셨다. 아버지의 뜻대로 모두 저축했다”고 말했다.

삼성 유성호도 엄테크로 장기저축 통장을 2개나 만들었다. 동부 홍세용은 어머니를 통해 고향 전북 군산시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효도형

부모님께 화끈한 선물을 안긴 효자도 있다. 부모님께 6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핸드백을 선물한 KT 포워드 김현민이다. 그는 아버지의 임플란트 치료비 1000만 원까지 냈다. 김현민은 “첫 월급인데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물 사고 남은 비용은 가족의 집 사는 데 보탰다”고 말했다.

LG 정창영은 선급금 전액을 배구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 김영숙 씨에게 선물로 드렸다. 일본여자프로농구 도요타 정해일 감독의 아들인 정창영은 “일본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는 어머니께 위로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KCC 포워드 김태홍도 선급금을 동생 대학 등록금과 어머니 생활비로 드렸다.

○신앙생활형

신앙생활에 기꺼이 선급금을 맡긴 루키도 있다. 주희정, 황성인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가드로 도약한 SK 김선형이다. 오세근과 함께 신인 연봉 1위(1억 원)인 김선형은 목사인 아버지가 운영하는 교회 예배당 건립 기금으로 선급금 약 2억 원을 쾌척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나님께 보험을 들었으니 농구도 더 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