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투식량 맛과 영양 대변신
미군의 입맛을 사로잡는 메뉴 개발은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근교 내틱에 있는 ‘군인연구개발공학센터(SRDEC)’에서 이뤄진다. 영양 측면에서는 에너지원을 첨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메가3와 칼슘을 첨가한 고기통조림, 탄수화물 복합물질인 말토덱스트린을 넣은 애플소스, 잠이 오지 않도록 카페인을 첨가한 육포 등이 최근 개발됐다. 음식 맛을 높이기 위해 TGIF 같은 패밀리레스토랑 메뉴를 집중 연구한다. SRDEC의 식품공학자들에 따르면 멕시코식과 아시아식 메뉴가 요즘 신세대 미군들의 환영받고 있다.
미군 전투식량은 고기 채소 과자 등이 개별적으로 들어있는 깡통 스타일에서 1980년대 이후 본식 후식 간식이 큰 파우치 안에 모두 들어 있는 ‘간이식사(MRE·Meal Ready to Eat)’ 스타일로 변해 왔다. MRE는 먹기가 편하지만 3년 동안 화씨 80도(섭씨 26.6도)의 온도에서 보존 가능해야 하고 수천 km 상공에서 살포해도 파괴되지 않을 재료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한계 때문에 그동안 메뉴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적들도 안 먹을 식량(Meals Refused by the Enemy)’이라는 오명까지 가지고 있던 MRE가 최근 업그레이드된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장에 파견된 미군이 늘면서 메뉴를 다양화해달라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매년 미군에게 공급되는 MRE 파우치가 800만 개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면서 MRE 메뉴도 12개에서 24개로 늘어났다.
“전장의 군인들에게 맛없는 음식만큼 사기를 꺾는 일도 없다.” 미 국방부 전투식량국의 모토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