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트위터리안’ 羅홀로 1위… 2∼30위는 朴연합군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이른바 ‘파워 트위터리안(twitterian·트위터 사용자)’ 상위 30명 중 나 후보 지지자는 나 후보 본인 외에는 없었다. 나머지 29명은 모두 박 후보를 지지했다. 나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터 사용자들도 적극적으로 활동했지만 상위 30명의 파워 트위터리안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위터에 많은 글을 올리긴 했지만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 성향의 파워 트위터리안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트위터의 본질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이라며 “일방적인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홍보성 전략으로는 지지 세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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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나 후보는 30대 파워 트위터리안 중 가장 많은 7078명과 커뮤니티(단순 팔로어가 아니라 파워 트위터리안이 올린 글을 리트윗이나 멘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는 집단)를 형성했다. 나 후보의 커뮤니티에 가장 많은 트위터 사용자가 속한 것은 한나라당 성향의 지지자들이 선거 기간에 집중적으로 나 후보의 트윗을 읽고 퍼 날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30위 내에 나 후보 지지성향 트위터리안이 없기 때문에 더욱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를 지지한 나머지 29명의 파워 트위터리안이 보유한 커뮤니티의 규모는 3만9827명으로 나 후보에 비해 5배가 넘었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투표를 독려하고 투표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인증샷’까지 요구했다. SNS 선거전에서 나 후보가 절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장 교수는 “공감대가 형성된 커뮤니티의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트위터에서 쌓아놓은 명성(reputation)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며 “결국 선거 무관심층이나 지지 여부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 파워 트위터리안의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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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와 소설가 공지영 씨, 평론가 진중권 씨 등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씨와 온라인 매체인 서프라이즈의 전 대표 서영석 씨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파워 트위터리안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결국 한나라당과 반(反)한나라당 연합의 싸움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분석을 담당한 구방본 SAS코리아 부장은 “사회관계망 분석을 통해 확인된 커뮤니티는 단순히 많은 글을 트위터에 올린다고 형성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확인된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장기간 꾸준히 활동하면서 다른 이들과 글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영향력을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 나 후보 측, 공감 아닌 홍보에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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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112건으로 가장 많은 글을 올린 ‘lovegahun’이란 사용자도 나 후보를 지지했다. 사용자의 글을 받아보는 팔로어를 6만1000여 명 확보한 ‘lovegahun’은 프로필에 자신을 자유민주주의자라고 소개하면서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기간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용자는 30대 파워 트위터리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조사 기간에 하루 기준으로 최대 731건을 올린 ‘piongood’이라는 사용자는 누적된 트위터 글이 43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미뤄 비교적 최근에 트위터를 집중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 부장은 “이 사용자는 트위터에 많은 글을 올렸지만 팔로어는 410명으로 실제 온라인에서는 여론을 주도하는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