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완화… 미국, 3분기 실적 호전 중국, 경착륙 우려 커
○유럽 ‘안도’
세계경제의 발등의 불인 유럽 재정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해결의 큰 방향은 잡혔다. 26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1000억 유로 규모의 유럽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 △그리스 국채보유 민간채권단 손실부담률 60% 확대 △민간은행 자기자본비율 9%로 강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1조 유로 증액 등의 방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올해 연말까지는 증시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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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확보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은행 자본 확충 때 유로존 각 국의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데 이 과정에서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 발표된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밑돈 47.2를 기록하는 등 유럽 경제의 경기 하강도 우려할 대목이다.
○미국 ‘기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산업생산, 제조업 등 미국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전월보다 개선되며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3분기 기업실적도 기대를 웃돈 결과를 보이며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27일 발표되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경기회복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성장률은 1분기 0.4%, 2분기 1.3%보다 높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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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불안요소도 많이 남아 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수요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고 미국 내 ‘돈맥경화’의 심화로 미국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미국 고용 회복도 강하지 못해 지금의 랠리가 마무리될 수 있는 요인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23일까지 미 의회의 재정적자감축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삭감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만약 실패할 경우 미국 신용등급이 다시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불안’
중국은 걱정스럽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긴축을 끝내고 본격적인 내수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지금은 경착륙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분기 9.1%로 둔화됐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7%대까지 낮추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의 경기둔화 등과 같은 대외 경기 불안으로 수출도 급감하고 있다. 비은행권 부실,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 등 내부 리스크 요인도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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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연말까지 주식시장에 좋은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해외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태동 팀장은 “이번 랠리가 이번 달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11∼12월 외국인의 복귀를 계기로 미니 유동성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경기만을 놓고 본다면 코스피 2,000∼2,100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어 단기에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