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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큰 진전 있었지만 더 많은 시간-대화 필요”

입력 | 2011-10-26 03:00:00

북-미회담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 “뉴욕채널 통해 계속 접촉하기로”




24,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북-미 회담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5일 오후(현지 시간) 주제네바 미국대표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이틀 동안 나눴다”며 “일부 차이를 좁혔고 또 다른 차이를 좁히기 위해 모색했으나 더 많은 시간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향후 대화 일정에 대해서는 “각자의 수도로 돌아가 뉴욕채널을 통해 계속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핵심 사전 조치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모든 이슈에 대해 얘기했다”고만 밝혔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같은 시간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련의 커다란 진전이 있었고 일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도 있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이틀째 회담은 오전 일정이 갑자기 취소되는 등 파행 끝에 서둘러 종료됐다. 북측은 오전 10시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에서 열린 예정이던 회담의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양측 대표단은 일정을 재조정해 낮 12시 반부터 북한대표부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오후 2시부터 대화를 이어갔으나 미국 대표단은 40분 만에 북한대표부를 떠났다.

북측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은 미국이 핵심 사안으로 요구하는 UEP 중단 문제를 놓고 본국과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표단은 전날 회담에서 인도적 식량지원 재개 등 핵 포기에 따른 인센티브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이 이를 UEP 중단의 대가로 받아들이고 미국 측과 타협할 것인지 북한 지도부와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뒤늦게 북한 대표단에 합류한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평양으로부터 훈령을 기다리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오전 내내 숙소에 머물다 정오가 돼서야 호텔방을 나온 김계관 부상은 취재진에게 “오후까지 회담을 해봐야 여러분이 바라는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이런 움직임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와 회담한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 부총리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중국 측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가 북-미 대화의 진행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리 부총리와의 만찬에서 9·19공동성명의 이행과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제네바=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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