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시작으로 감동과 유쾌함을 전하고 있는 영화 ‘완득이’를 통해 재발견된 배우 유아인. 사진|CJ엔터테인먼트
1. 완득이가 책에서 뛰쳐나온듯…유아인의 재발견
2. 18세 나이차 김윤석의 멘토링
3. 베스트셀러 ↔ 영화 윈윈 히트
소외계층 주제 다루면서도
웃음 잃지 않은 따뜻한시선
재미 감동 둘 다 잡았다!
나이 열일곱 완득이는 ‘얌마’로 불린다. 그가 “제발 죽여 달라”며 기도할 정도로 싫어하는 담임 ‘똥주’(이름이 동주)가 붙여준 호다. “얌마! 도완득!”이라고.
똥주는 사사건건 그의 일상에 ‘태클’을 건다. 욕을 입에 달고 살고 매사 폭력적이다. ‘아무리 자신이 반항아에 문제아라고 해도 선생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완득이는 이해할 수 없는 똥주가 밉기만 하다.
그리고 그 시선은 영화 내내 유쾌한 리듬으로 유지되어 관객에게 감동과 새로운 세 가지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 ‘완득이’를 똑닮은 유아인
영화 ‘완득이’에서 관객이 발견한 첫 즐거움은 주인공 유아인이다. 유아인은 2003년 KBS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했다. 2006년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불안한 청춘의 이야기를 감성 짙게 연기해 새 배우의 탄생을 알렸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 지난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은 새로운 기회였다. 그리고 ‘완득이’로 그는 연기자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이한 감독은 “완득이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의 말처럼 유아인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10대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배우’ 유아인에게 ‘똥주’로 나타난 사람은 김윤석. 그는 “연극 무대 시절, ‘교사를 위한 연극교실’에서 많은 교사를 만났고 ‘완득이’를 촬영할 때 그 경험이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김윤석과 유아인이 모두 ‘완득이’에서 오롯이 각자의 경험이 맞부딪치는 무대에 섰다.
그런 덕분일까. 극중 둘의 호흡은 연기의 앙상블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두 사람의 실제 나이 차는 18세. 때론 긴장감을, 또 때론 마치 오랜 친구 혹은 부자지간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들의 연기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밑바탕이 됐다.
“난 절대 꼰대가 아니다”는 김윤석은 유아인에게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운동장”을 만들어 주었다. 그 너른 운동장에서 두 사람은 호흡 잘 맞는 선수처럼 몸을 굴리고 대사를 풀어냈다. 극중 멘토와 멘티 관계인 똥주와 완득이처럼 김윤석과 유아인도 배우라는 “동등한 위치”(유아인)의 우정으로 잘 맞는 호흡을 만들었다.
● 베스트셀러와 영화, ‘윈-윈’ 구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도 황선미 작가의 원작 동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이끌었다. 베스트셀러→영화화→흥행 혹은 영화→흥행→출판이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베스트셀러(출판)↔영화(흥행)의 새로운 ‘문화 유통’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