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곧 친구가 아픈 아이를 데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는 그동안 열 손가락이 넘는 숫자의 큰 수술과 셀 수조차 없는 작은 수술들, 언제 끝날지 모른 채 끊임없이 반복되는 재활치료를 캐나다 병원들의 지원과 봉사 속에서 계속 받았다. 아이가 아프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에게만 맡기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는 바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덕분에 친구의 아이는 언제 재발을 할지도 모르고 앞도 보이지 않는 장애를 지닌 채로지만, 5개 언어를 익히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청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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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서울 마포구에서 3215m²의 터를 내놓아 어린이재활 전문병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종로구 효자동에도 3500명의 시민이 힘을 모아 어린이재활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어느 집이든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으면 그 엄마의 하루가 어떨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안다. 그 엄마들은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인 듯 살아도 시간이 모자라다. 그 아이에게만 집중적으로 매달리니 다른 가족으로부터도 멀어져 엄마와 장애를 가진 아이만 남게 되는 슬픈 일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좋은 사회인지 아닌지는 약자들이 어떤 배려를 받는가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아픈 아이를 지금까지처럼 계속 엄마 손에만 맡겨 놓아도 될까. 제도 자체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주는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그래서 아픈 자식 때문에 아직도 타국 생활을 하고 있는 내 친구가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