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지점 뒤편에 광고판 6억 시청자에 반복 노출
슈마허 사고 당시의 TV화면. MBC화면 캡처
슈마허는 16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 코리아그랑프리 결승전에서 16번째 바퀴를 돌다 러시아 국적의 레이서 비탈리 페트로프와 충돌했다. 방송 카메라는 충돌 순간과 함께 슈마허가 레이스를 포기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잡았다. 이 화면은 세계 187개국에서 전파를 탔고 연 인원 6억 명가량이 사고 순간을 지켜봤다.
슈마허에겐 불운이었지만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번 대회 메인 스폰서인 SK루브리컨츠는 회사 이름과 윤활유 ‘지크(ZIC)’가 적힌 트랙 사이드 광고, 아치 광고, 그라운드 페인팅 광고를 곳곳에 설치했는데 슈마허가 사고를 낸 장소는 바로 SK루브리컨츠의 광고가 집중된 곳이었다. 그 덕분에 방송 카메라가 시속 300km가 넘는 F1 머신의 레이스를 비추는 동안 짧게 잡히는 것이 고작인 트랙 사이드 광고는 슈마허의 사고 영상과 함께 장시간 반복 노출됐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