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정근우. 스포츠동아DB
“우리도 힘들죠. 한 게임이 한 게임이 아니니까.”
SK 정근우(29)는 ‘재간둥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영리한 플레이를 할 뿐 아니라 어떤 순간에도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5차전을 앞두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4차전(KIA와 3승1패)만에 끝났다고 하지만 준PO를 거쳤고, PO에서는 매 경기 접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동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경기가 끝나면 광주와 문학, 부산과 문학을 오가는 강행군을 벌였다.
실제 포스트시즌에서는 실수 하나에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긴장감이 평소의 세 배다. 한 경기가 끝나면 녹초가 되기 일쑤. 그러나 롯데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기다리는 입장에서 수월할 줄 알았던 PO가 5차전까지 갔으니 “SK 선수들은 지치지도 않는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런 반응에 대해 정근우는 “우리는 원래 티를 안 낸다”며 씩 웃고는 “그리고 지금 재미있다. 일방적이지 않게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이 더 재미있지 않냐”며 짐짓 여유를 부렸다. 긴장을 즐길 줄 아는 가을 단골손님 SK다운 모습이었다.
사직|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