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상경-경영 동창회 “하루 1000원으로 후배들 키우자”
블루 버터플라이 장학금 모금을 처음 시작한 연세대 졸업생들. 이들이 손에 든 테디베어는 하루 1000원의 정성을 보내는 동문들에게 연세대 상경·경영 동창회가 주는 선물이다. 연세대 상경·경영 동창회 제공
이 장학금은 김정수 전 동창회장(제이에스앤에프 회장·60)의 아이디어에서 2009년 말 시작됐다. 30명이 하루 1000원씩(한 달 3만 원)을 내 장학생 1명에게 4년간 학비와 해외연수비(총 4000만 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소수의 동문이 내는 고액 기부금보다는 작지만 많은 사람이 참여할 때 나오는 큰 힘의 효과를 믿은 것이다. 이 때문에 장학금 이름도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효과의 ‘버터플라이’와 학교 상징인 푸른색의 ‘블루’를 합쳐 지었다.
선배들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재학생들이 동참했다. 김찬석 씨(경영학과·21)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받은 도움을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었다. 학생이라 약간 부담스럽긴 하지만 내 블루 버터플라이가 후배들에게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의 기부금은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학업 성적이 우수한 상경·경영계열 신입생에게 전달된다. 올해는 28명을 선발했다. 지금까지 모두 83명이 도움을 받았다. 올해 장학증서를 받은 이승준 씨(경제학과·19)는 “블루 버터플라이는 수시전형에 합격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다른 대학에 갈까 고민하던 내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이 장학금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PR상 공공캠페인 부문에서 대상에 뽑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년간 진행된 성공적인 PR 사례로 인정받은 셈이다.
작은 돈이 만든 큰 기적의 힘은 이제 다른 대학으로도 뻗어나가려 한다. 김영진 동창회장(55·한독약품 대표)은 “다른 대학의 동창회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와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비싼 학비 때문에 고통 받는 대학생들에게 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