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하위 25%’ 비만 9.7%… 상위 25%의 약 두 배패스트푸드 섭취 영향인듯
아빠, 엄마는 밤늦게 일터에서 돌아온다. 경희는 하루 종일 혼자 지낸다. 뚱뚱한 게 창피해 밖에 나가 놀지 않고 종종 학교도 빠진다. 혼자 밥을 먹다 보니 식사가 불규칙하다. 햄버거와 라면으로 때우는 날도 많다. 피자 한 판을 시켜 두고 세 끼를 먹기도 한다. 배가 고프면 과일 대신 과자를 사 먹는다.
경희처럼 저소득층 가구 청소년의 비만율이 고소득층 청소년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비만학회가 ‘1998년·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초중고교생(7∼18세) 비만율을 분석한 결과 소득상위 25%의 비만율은 6.6%에서 10년 만에 5.5%로 감소했다. 반면 소득 하위 25%의 비만율은 5%에서 9.7%로 늘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비만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
문제는 어린이 비만의 68%는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고, 비만 어린이의 37.5%에서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이 생긴다는 점이다.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1조7293억 원으로 추산된다. 오상우 대만비만학회 이사(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저소득층 청소년의 비만을 방치할 경우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커진다. 영양식단을 정책적으로 보급하고 운동을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