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대 세습 비난 내용 담은 20만장 날려
북한의 전쟁 엄포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강행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10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탈북자 단체들이 주축이 된 ‘고 황장엽 선생 1주기 추모위원회’와 함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생전 활동, 국립묘지 안장 소식, 북한의 3대 세습 비난 내용 등을 담은 대북 전단 20만 장을 보냈다. 이날은 북한 노동당 창건 66년 기념일이자 황 전 비서 사망 1주기가 되는 날이다.
탈북자 위장 간첩에게서 독침 살해 위협을 받았던 박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갖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전단 살포를 예정대로 강행했다”며 “북한의 위협이 행사 진행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낼 때도 “2, 3차 테러가 계속될 텐데, 그럴수록 더 많은 전단을 북으로 날려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200여 명의 병력을 현장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탈북자 단체들이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전면 전쟁’까지 거론하며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박 대표가 이끄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언급하며 “삐라 살포는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동족에 대한 공공연한 전쟁 행위”라고 주장했다.
10일 북한에서는 당군정 인사들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하고 주민들도 평양시내 김 주석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등 전역이 분주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노동신문은 “수령님의 탄생 100돌까지는 이제 반년이 남았다. 경사스러운 2012년 태양절을 향해 총진군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