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 기자
2007년 8월 황룡사 9층 목탑을 본뜬 경주타워(82m)와 엑스포문화센터가 들어서고 공원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 그해 엑스포(5회)부터 꽤 달라졌다. 올해는 60만 m²(약 18만 평) 규모의 공원 곳곳에 심은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뤄 경주타워는 더욱 웅장해 보였다. 공연장도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제 공연인 ‘플라잉’과 경주타워 멀티미디어쇼를 본 관객들은 “몇 번 더 보고 싶다”는 말로 감동을 전했다.
관람객이 100만 명이든 150만 명이든 이 숫자가 엑스포 성공을 좌우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동네 행사가 아니라 국내외 곳곳에서 남녀노소가 찾아 즐길 수 있는 알맹이와 매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다. 엑스포를 자세히 맛보기 위해 서너 차례 찾은 관람객도 많다는 점이 이번 엑스포의 정성과 품격을 잘 보여준다.
광고 로드중
경주문화엑스포와 안동탈춤축제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이 20만 명가량이어서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의 국제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구한 신라 역사와 800년 전통의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 유산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려는 마음이 모아져 가능한 일이다. 경주엑스포는 2013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두 행사가 폐막과 함께 관람객 수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하며 대박(흥행 성공)을 외치는 것은 ‘작은 성공’에 안주하는 모습이다. ‘문화(文化)’는 이런저런 공연 행사가 아니라 ‘사람다움의 무늬’라는 뜻이다. 두 행사가 다문화사회에 맞는 이 같은 ‘문화 능력’이 사람들 마음에 자랄 수 있도록 더 큰 고민을 할 수 있어야 경북의 진정한 문화적 저력으로 뿌리 깊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