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15일 파리서 재무회담
글로벌 재정위기 확산으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가고 있는 가운데 14,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G20의 역할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리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한 안전판 마련을 위한 ‘글로벌 안정 메커니즘(GSM)’을 재추진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유럽 재정위기 해결책, 합의 어려울 듯
G20 재무장관 회담은 다음 달 3, 4일 열리는 칸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주요 의제를 점검하고 그간 논의를 결산하는 자리다. 지난해 정상회의의 초점은 세계경제의 균형 성장에 맞춰졌지만 올해는 글로벌 재정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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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흥국들이 이에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유럽을 지원하더라도 최근 유로 국채 매입의 대가로 중국을 완전 시장경제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공공연하게 내세우고 있다”며 “양자회담의 틀을 선호하고 있어 G20의 틀 안에서 이에 대한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G20에서 나올 수 있는 유럽 재정위기 관련 합의는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을 지지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 회복에 중점을 두자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위기 안전판 확보될까
하지만 자본이동 및 글로벌 유동성 관리에 대한 논의는 일부 진전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G20은 최근 자본 유출입을 완화할 수 있는 규제에 대해 각국의 정책 자율성을 좀 더 폭넓게 인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따른 변동성을 줄이려는 거시건전성 규제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의 전제조건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G20 실무그룹 논의에서 각국 상황에 따라 자본 유출입 규제를 자율적으로 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안다”며 “작년 G20 서울선언에 있던 규제의 전제조건들이 없어지게 된 만큼 신흥국 입장에선 훨씬 진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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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이를 적극 추진했지만, 독일 등 일부 선진국이 ‘수혜국이 도덕적 해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올해도 여전히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이 GSM에 부정적이어서 G20 재무장관 회담과 칸 정상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올해 의장국인 프랑스가 그리스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GSM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합의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