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박주선 등 회동 계획
여권 고위 관계자는 29일 “원 부부장이 미국에서 열리는 민간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미국 정부가 어제 원 부부장 등 일행 7명에게 비자를 발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원 부부장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교수의 초청으로 미국에 가게 됐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접촉은 남북 정부간 차원이 아니며, 미국 당국자들이 원 부부장을 만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 씨는 노동당 통전부 부부장이 아닌 통전부 산하 대외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방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평소 북한을 자주 왕래해 온 박 교수가 원 부부장과 남측 정치인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두 번째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린 이후 추가 북-미 대화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록 당국 간 대화는 아니지만 남북 간 대화가 미국에서 열리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정부 당국자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3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등 남북관계가 조금씩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흐름을 이어가는 만남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정부가 원 부부장에게 비자를 발급한 것도 원활한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과의 다양한 접촉을 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정호윤 채널A 기자 ikar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