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정자~서울 강남 16분만에 OK… 수도권 최초 ‘무인운전 시스템’ 도입
민자 투입에 요금은 1600∼1800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과 서울 강남을 잇는 지하철 신분당선 1단계 구간이 다음 달 28일 잠정 개통된다. 신분당선 운행이 시작되면 분당신도시에서 강남까지 약 16분이면 도착한다. 성남뿐 아니라 수지 죽전 등 용인지역 주민들도 이용이 가능해 경기 남부에서 서울로 가는 출퇴근길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무인운전시스템에 대한 불안감과 비싼 요금, 일부 역사 주변의 안전 문제 등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 CCTV로 객실-승객 상황 체크 27일 오전 분당구 백현동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의 첫 시승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성남시와 서울 강남구 등 공사 관계자 200여 명과 취재진이 참석했다. 시승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무인운전시스템. 신분당선은 중전철 중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무인운전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이 시스템이 도입돼 운행 중인 곳은 경전철인 부산지하철 4호선밖에 없다.
전동차 운행은 미리 계획된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다. 종합관제센터에서는 실시간으로 전동차 운행상황을 확인하고 제어한다. 객실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승객들의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이 역시 국내 처음으로 설치된 것이다. 또 정보창에는 고속철도(KTX)처럼 전동차 속도와 남은 거리 등이 표시된다. 신분당선㈜은 무인운전에 따른 불안감 해소를 위해 당분간 기관사 1명을 안전요원으로 탑승시킬 계획이다.
판교역에서 청계산입구역까지는 8km에 이른다. 이 구간에는 약 200m에 걸쳐 무지갯빛을 내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됐다. 또 화재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한꺼번에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난대피소도 마련됐다. 대피소에는 방화문과 급수시설 전화기 소화기 등이 있다. 전동차 앞뒤 객실 전면에 비상탈출구가 설치된 것도 특징이다.
이날 판교역에서 강남역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5분. 광역버스가 약 40분, 기존 지하철 분당선이 45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20분 이상 빨라진 셈이다. 과밀버스에 시달리던 분당 외곽 및 판교신도시 주민들의 출퇴근이 훨씬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말 정식 개통되면 오전 5시 반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운행되며 간격은 출퇴근 시 5분, 평상시 8분이다.
민간자본이 투입돼 요금은 1600∼1800원으로 비싼 편이다. 또 판교역사의 경우 지상공간에 주상복합아파트 쇼핑몰 호텔 등으로 이뤄진 ‘알파돔시티’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연돼 현재는 황량한 빈터로 방치돼 있다. 이에 따라 걸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의 사업 일정 정자역에서 수원시 광교신도시를 잇는 신분당선 2단계 사업은 올해 초 공사가 시작돼 2016년 완공 예정이다. 3단계(서울 용산∼강남) 사업은 내년부터 2018년까지, 4단계(수원 광교∼호매실) 사업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다. 그러나 신분당선 2단계 사업의 경우 분당 미금정차역 설치 문제를 놓고 성남시와 수원시, 그리고 양 지역 주민들이 갈등하고 있다. 또 판교신도시 주민들은 신분당선 명칭을 ‘판교선’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신분당선 사업에 4850억 원의 판교분담금이 투입된 점 등을 감안해 ‘판교선’이라는 명칭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