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장 “대형마트 수요일 휴장 조건부 허가” 홈플러스 “문 열지 말라는 얘기”
6월 13일 이후 공사가 중단된 인천 남구 숭의동 축구전용경기장. 축구장 내 남은 공간에 홈플러스가 들어서는 조건으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인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남구의 반대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 홈플러스 “신선식품은 못 팔게 돼”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은 2008년 철거된 옛 숭의운동장(야구 및 축구장) 일대 9만70m² 터에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하고 인근에 752채의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짓는 도시재생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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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도심 주민 “상인들 소리만 듣나”
숭의운동장 개발사업이 흔들리면서 구도심권 주민들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숭의동 광해리드빌 아파트에 사는 주부 임모 씨(33)는 “다른 구에 있는 대형마트를 가려면 택시까지 타야 한다. 재래시장에서 살 것이 있고 마트에서 구입할 물건이 따로 있다. 그런데도 구청장이 주민들의 뜻을 제대로 묻지도 않고 재래상인의 편에서만 판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민 정모 씨(54)도 “송도국제도시, 청라지구 등 신도시에 밀려 보잘것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지역이 남구”라며 “프로축구 경기가 열릴 때마다 사람들이 붐비고 인근에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낙후된 구도심의 모습도 달라질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재래시장 상인들처럼 앞에 나서 소리를 지르며 강력하게 항의를 하지 않는 다수 주민의 조용한 외침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 연계사업 지연땐 시 재정부담 늘어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의 전용구장인 숭의운동장의 현재 공정은 87%. 앞으로 300억 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에이파크개발(민간 건설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만든 특수목적법인)은 홈플러스 입점을 통해 380여억 원의 공사비를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생겨 공사 재개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계 사업인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시설의 건설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파크개발은 현재 1200억 원을 산업은행 등에서 빌려 이미 축구장을 짓는 데 썼다. 에이파크개발은 축구장 건립비 1120억 원 등 총 1650억 원을 인천도시개발공사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