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위 소속 강기갑 의원이 외통위에 왜… 1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남경필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한다”고 선언하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고함을 치며 항의하고 있다. 강 의원은 국토해양위 소속이다. 민주당 최재성(왼쪽), 민노당 김선동 의원(오른쪽)도 굳은 표정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객관적으로 미 의회의 FTA 비준 절차가 시작됐다”며 비준안을 직권 상정했다.
여야는 앞서 1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미 정부의 비준안 의회 제출과 의회의 처리 절차가 명확해지는 시점에 위원장이 동의안을 상정키로 합의했었다. 남 위원장은 전날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한미 FTA의 분수령인 무역조정지원(TAA) 안을 다음 주에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을 상정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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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美의회보다 먼저 처리는 않겠다”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외통위 소속이 아니지만 회의장으로 달려와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미국 방문할 때 꼭 선물을 가져가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한나라당 유기준, 구상찬 의원 등은 “왜 합의한 것을 지키지 못하게 하느냐”고 맞고함을 쳤고 남 위원장은 강 의원 등에게 “왜 남의 상임위에 와서 방해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야 간에 거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남 위원장은 “비준안을 강행처리하지 않고 미국 의회보다 먼저 처리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 재재협상이 필요할 경우 내가 자진해서 비준안 상정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한다”며 야당을 설득했고 논란 끝에 10여 분 만에 상임위 상정 절차가 이뤄졌다.
비준안 상정 후 김동철 의원은 남 위원장에게 미 의회가 TAA를 처리하기 전까지는 비준안에 대한 외통위의 심사 유보를 요구했고 남 위원장은 이를 수용했다. 남 위원장은 외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 의회는 한미 FTA 비준안을 다음 달 10∼20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초 비준안을 19, 20일경 상정하려고 했는데 오늘 오전 야4당이 ‘20일까지는 안 된다’고 통보를 해왔기 때문에 기다려 봐야 상황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외통위는 비준안을 법안심사소위에 넘겨 심사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민주당은 이른바 ‘10+2’ 재재협상안을 요구하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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