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오려 붙이고 느낌 정리“학급토론 어떤 주제든 척척”
학생들이 신문에서 마음에 드는 기사를 골라 스크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글을 쓰고 토론을 한다. 서울 중랑구 금성초등학교 4학년 슬기반이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소진권 교사가 “행복한 느낌이 드는 기사, 슬픈 느낌이 드는 기사를 하나씩 골라보라고 했죠? 어떤 기사가 많았는지 한번 볼까요?”라고 운을 뗐다.
행복한 느낌을 받았다고 가장 많이 꼽은 기사는 매주 폐지 1t을 모아서 수익금을 제3세계 어린이에게 기부했다는 내용이었다. 반면 학생들을 가장 슬프거나 화나게 만든 기사는 유명 연예인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내용.
이날의 수업 주제는 신문기사를 통한 문단구성법 배우기. 소 교사는 “가장 기본적인 문단 구성은 사실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 생각에 대한 근거를 적는 식”이라며 “관심이 가는 분야의 기사를 오려 공책에 붙이고 내용을 요약하고 생각이나 느낌을 적어보라”고 지시했다.
학생들은 사회면 경제면 스포츠면 국제면에서 기사 한 꼭지씩을 오려 붙이고 내용과 생각을 적어 나갔다. ‘카다피 은신처 포위’라는 기사를 고른 홍은택 군은 “카다피와 관련된 내용을 처음 봐서 호기심에 골랐다”고 말했다.
김영서 군은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지천 사업을 야당이 반대해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옮겨 적은 뒤 “4대강 사업은 반대가 많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붙였다. 주장의 근거로는 “홍수의 우려가 높아지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들었다.
글쓰기를 마치고 발표할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왔다. 최윤제 군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그는 제대 19일을 앞둔 병장이 분대원을 구하려다가 숨진 기사를 고른 뒤 “자랑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나도 커서 용감하고 자랑스러운 군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