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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 카페]33세 요절 中 위쥐안 교수 항암일기 출간

입력 | 2011-09-10 03:00:00

죽음 앞에서 성찰한 생명의 가치
돈-권력만 좇는 현대사회에 경종




올해 4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항암(抗癌)일기 79편을 남기고 요절한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교수 위쥐안(于娟) 씨. 중국 누리꾼들을 울렸던 그의 일기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유고집이지만 제목은 ‘생은 끝나지 않았다(此生未完成)’이다.

▶본보 4월 23일자 A24면   33세 요절 여교수, 삶의 귀중함…

위 씨의 글은 오로지 돈과 권력을 위해 앞만 보고 질주하는 중국 사회에 긴 울림의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런민(人民)일보는 서평에서 “이 책에서 본 것은 위 씨가 아니라 아마 우리 자신인 것 같다”고 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암 환자가 여자, 아내, 어머니로서 생명에 대해 얻은 가장 단순한 깨달음만을 오롯이 남긴 때문이다. 톈진(天津)망 등의 매체들은 이 책을 매일 연재하고 있다.

이 유고집은 위 씨의 글 51편을 담았다. 크게 투병 기록과 아들에게 보내는 글, 고향에 대한 단상, 인생에 대한 회고 등의 주제로 묶었다.

위 씨는 2009년 12월 마지막 주 앰뷸런스에 실려 상하이의 한 병원에 도착했다. 진단 결과는 유선암 4기. 이미 암세포가 장기 곳곳에 퍼진 상태였다. 수술을 할 수 없어 화학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지 불과 3개월. 그가 이름 대신 광터우(光頭·대머리)라고 부르던 남편과 이제 막 엄마라고 말할 수 있게 된 한 살짜리 아들, 그리고 명문대의 교수직…. ‘인생의 행복이란 이런 건가’ 싶었을 때 그는 손에 쥐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는 1년 남짓한 시한부 삶을 글로 정리해 나갔다.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며, 생명에 대한 깨달음과 주변에 대한 연민을 가식 없는 서체로 담담하게 풀어갔다. 그는 친구에게 말하듯 독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당신이 생사의 임계점에 도달하면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차나 집은 모두 뜬구름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간이 있으면 아이와 놀아줘라. 차 살 돈 있으면 부모에게 신발 한 켤레라도 사드려라.”

엄마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할 아들에게는 이렇게 전했다. “내가 아이를 교육시킬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나의 행동을 통해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다. 네 엄마는 (인생에서) 절대 겁쟁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러니 앞으로 네가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 혹은 중요한 일을 만났을 때 물러서지 말고 적극 쟁취해야 한다. 물론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말아라.”

위 씨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 그는 “병마는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했다. 나는 계속해서 살고 싶다. 생명의 불꽃으로 가족과 학생, 친구 그리고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고 썼다. 하지만 같은 병실의 환자가 “어떻게 해야 고통을 덜 느끼고 자살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것을 보며 그 또한 예고된 죽음이 주는 지독한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느껴야 했다.

4월 19일 오전 3시, 위 씨는 세상을 떠났다. 성공을 위해 달려왔던 33세의 여 교수는 생명과 인생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으로 마지막 강의를 대신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