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한명만 빠져도 흔들리는 한국 축구 차두리 교체후 공수균형 불안… 좌우 측면수비 모두 뚫려
○ 잔디 탓? 날씨 탓? 부상 탓?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무승부 원인으로 차두리(셀틱)의 경기 초반 부상, 날씨와 잔디 상태를 꼽았다. 조 감독은 “무더운 날씨와 익숙지 않은 푹신한 잔디 때문에 선수들이 피로감을 두 배 이상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 17분 차두리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경기를 압도했지만 이후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한일전을 마친 뒤에도 “해외파들의 경기감각 저하와 수비수 김영권(오미야)의 부상으로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고 했다.
○ 측면 불안 언제까지
한국은 홍철(성남)-홍정호(제주)-이정수(알사드)-차두리로 이어지는 포백을 가동했다. 홍정호의 가세로 중앙은 두꺼워졌다. 그러나 홍철이 나선 왼쪽 측면 수비는 불안했다. 홍철은 적극적인 공격 성향을 보였지만 쿠웨이트의 에네지에게 잇달아 돌파를 허용했다. 수비력을 좀 더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두리가 빠진 뒤 오른쪽 수비수로 투입된 김재성(포항)마저 부진해 좌우 측면 수비가 모두 뚫렸다. 이들이 당황하면서 수비조직력 전체가 흔들렸다.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골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간격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보다 많은데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레바논은 아랍에미리트를 3-1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