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같은 잡스에 대비되는 차분한 ‘얼음’…독신의 일 중독자-스포츠 마니아로 유명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불’이라면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얼음’에 가깝다. 언성을 높이는 법이 없고, 언제나 침착하며 애플의 효율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게 쿡의 역할이었다. 잡스와의 공통점이라면 한 가지, 워커홀릭이라는 점이다.
잡스가 쿡 COO를 차기 CEO로 지명하면서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던 쿡 CO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이미 2004년과 2009년, 그리고 올해 초 등 3차례에 걸친 잡스의 병가 때 CEO 대행으로 애플의 일상적인 경영을 맡아왔다. 잡스가 24일(현지 시간) 갑자기 사임을 발표했음에도 애플의 미래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그의 과거 역할 때문이다. 애플 이사회도 이날 “쿡이 차기 CEO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확신한다”며 쿡 COO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애플에 1998년 입사했다. 이전에는 컴팩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당시 보잘것없는 애플에 입사하게 된 데 대해 그는 “직관이 이끄는 대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와 회사의 안정성 등에서는 컴팩이 애플보다 훨씬 나았지만 잡스와 10분 정도 대화를 나눈 뒤 “애플에서 일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듀크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고 생산관리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애플의 원가절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