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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서 스마트폰 켜고 집 실내온도 체크… 진화하는 스마트홈 기술

입력 | 2011-08-24 03:00:00


올 여름휴가 때 괌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김모 씨(47·자영업)는 TV 뉴스를 통해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비 피해가 크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급히 스마트폰을 켰다. 살고 있는 아파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폐쇄회로(CC)TV로 촬영한 단지 내 영상을 찾아봤다. 별다른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집을 찾아온 방문객이 있는지 검색했다. 몇 차례 낯선 사람이 온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김 씨는 방범기능을 다시 체크했다. 또 빈집처럼 보이지 않도록 거실 조명을 켜고 비 때문에 습해졌을 실내온도를 조금 높여준 뒤 스마트폰을 껐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의 한 장면 같은 이 얘기는 현재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실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스마트폰을 이용한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가능해진 현실이다.

○ 아파트용 앱 개발 잇따라

대림산업은 최근 스마트폰으로 가정 내 전기와 가스 등을 제어하고 각종 방범과 조회기능을 가진 원격관리 앱을 개발하고 ‘청담4차 e편한세상’ ‘용산 e편한세상’ ‘당진송악 e편한세상’에 적용했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입주자들은 관리사무소에서 거주자 인증만 받으면 된다. 이후 관련 앱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받아두면 어디서든 집 안의 실내온도 설정부터 수도 및 가스밸브 원격제어, 전기·가스·냉수 및 온수 등의 사용량 파악 등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택배 도착, 주차장 내 차량위치 확인, 단지 주변 시설정보, 부재중 방문자 여부 등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스마트폰 앱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한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GS건설이 ‘일산자이 위 시티’에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적용한 데 이어 삼성물산도 지난해 말부터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원격관리 앱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SK건설은 앱을 활용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전자칩을 스마트폰 유심카드에 탑재한 뒤 출입문을 열고, 주차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수원 SK뷰’에 도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이경 과장은 “아파트 단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소형 PC인 ‘월패드’를 이용한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률이 높아지고 늘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앞으로는 서비스의 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옮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홈’으로 진화 중인 아파트

아파트의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은 정보기술(IT)의 발달에 따라 발전해 왔다. 과거 1990년대까지는 자동으로 문이 여닫히는 수준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홈오토메이션은 홈네트워크로 한 단계 수준을 높였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월패드를 이용해 원격으로 가전제품이나 방범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홈네트워크 서비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스마트홈’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건설사의 아파트 원격관리 앱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구체적인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며 제어기능이 확대된 게 특징이다. 한 예로 5년 전에는 하루나 한 달 단위로만 전력사용량을 조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옆집의 사용량과 비교할 수도 있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우선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일부러 개발하지 않은 기능이 있다. 예컨대 건설사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의 보안기능을 강화하고 가스밸브를 잠그는 것은 가능하지만 반대로 타인에게 문을 열어주거나 가스밸브 등을 열고 불을 켜는 일은 못하도록 했다. 대림산업 건축전기팀 김연욱 부장은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때문에 보안과 관련된 부분은 일부러 개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만 해결되면 이 같은 기능도 추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보완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개인정보 관리가 중요해졌다. 주택이 ‘똑똑해질수록’ 에너지사용량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을 파악하는 게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앞으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어느 선까지 기술을 적용할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