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미/고예나 지음/284쪽·1만1500원·은행나무
친구 사이인 여성 3명이 나누는 대화. “옷을 100만 원어치는 샀어. 백도 선물하겠다는 거 내가 다음에 사달라고 했지. 나 양심 있지 않냐?” 친구가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하지마”라고 타박하자 그녀는 지지 않는다. “난 된장녀들 하고는 달라. 사달라고 한 게 아니라 우연히 구경하다가 사준 거라고.”
그렇다. 남성들이여, 백화점을 데이트 코스로 잡지 마시길.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신상품을 바라보는 여자친구의 시선을 외면할 수 없다면.
연희가 만난 키스방 출입 남자들의 사연,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얘기 등 소소한 읽을거리들도 재미있다. 목욕관리사로 “손님 털에 때가 끼어 힘들었다”며 걸쭉한 입담을 뽐내는 연희 엄마는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준다.
그러나 중반까지 별로 언급되지 않던 연희 아빠 얘기가 후반부에 급작스럽게 부각돼 부자연스럽다. 박성아와 배유리의 캐릭터가 너무 유사해 읽다 보면 혼동될 때도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