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
1961년 민간 경제인들의 자발적 의지에 의한 순수 종합 민간단체로 시작된 전경련은 산업화 시대에 경제의 급속한 성장에 기여하며,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으로부터 재계의 대표단체로 인정받았다. 특히 전경련은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이 전개되었던 시기에 초대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13∼17대 고 정주영 명예회장으로 대표되는 역대 회장들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계의 이익을 대변함과 동시에 정부와 재계의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 대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런 전경련이 최근 수뇌부의 ‘무능 및 전횡’ 논란과 국내 경제에서의 역할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리더십 부재, 변화에 둔감한 관성, 소통 부재, 정체성 실종과 같은 단점이 지적되면서 전경련의 위상이 크게 약화됐고 심지어 무기력증에 빠졌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전경련이 초심으로 돌아가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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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전문연구 역량의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최근 패러독스 경영이나 초경쟁시대의 불균형 차별화 전략 등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실무형 경영이론이 요구되는 시대에, 전경련은 이런 시대 흐름에 걸맞은 연구역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경련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확보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형 조직 쇄신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전문연구 역량의 강화를 통해 국가와 기업의 지속적 성장발전을 위한 보다 경쟁력 있는 답안을 내놓을 때, 전경련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동반성장의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실질적인 리더십을 갖게 될 것이다. 시장경제 발전을 선도하고 균형 잡힌 경제성장을 위한 전문가 조직으로 거듭남으로써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는 전경련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