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남해안서 북상” vs “휘파람새 비슷해 착각” 해석 엇갈려
휘파람을 부는 듯한 특이한 울음소리로 유명한 ‘섬 휘파람새’(사진)가 이름을 바꿔야 할 처지에 놓였다. 크기 16∼17cm의 섬 휘파람새는 중국 동남부 지역이나 대만에서 3월에 한반도로 이동해 오는 여름 철새. 섬 휘파람새는 10월 말까지 국내에 머무르다 대만으로 이동한다. 섬 휘파람새는 제주도 등 따뜻한 남해안 섬과 해안 일대에서만 서식해 종별 분류에서 이름 앞에 ‘섬’자가 붙은 것. 실제로 과거 한반도에서 섬 휘파람새가 내륙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하지만 섬 휘파람새가 한반도 중부 산간지방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섬 휘파람새’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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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만 서식하는 검은슴새가 제주도에서 관찰되고, 부산 앞바다에서 아열대성 산호류가 발견되듯 기온이 따듯해지면서 섬 휘파람새가 중부지방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후자는 섬 휘파람새의 실체를 본 사람이 극히 적다는 데서 나온 분석이다.
섬 휘파람새는 동백나무를 비롯한 상록활엽수 숲에 숨어 살기 때문에 휘파람 소리를 내는 특유의 울음소리는 들려도 실제 새를 본 사람이 극히 적다. 이에 과거부터 섬 휘파람새란 종이 내륙에도 살았는데 발견 자체를 못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조류전문가들은 휘파람새와 섬 휘파람새는 100만 년 전부터 유전적으로 분리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섬 휘파람새는 14cm, 휘파람새는 17cm로 크기가 다른 데다 휘파람새는 털색이 갈색이고 섬 휘파람새는 회색빛이 많아 육안으로도 금방 구분이 된다는 것. 울음소리도 번식기에는 서로 비슷하지만 비번식기의 경우 휘파람새는 ‘드륵드륵’ 하는 소리를, 섬 휘파람새는 ‘칙칙칙칙’ 하는 소리를 낸다.
공단 채희영 철새연구센터장은 “앞으로 조류학회 종 분류위원회에서 논의와 연구를 거쳐 이름을 바꿀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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