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수명이 생각만큼 길지 않은 것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 포천 500대 기업이라면 규모나 성장력에서 세계가 알아주는 기업이다. 이들의 평균수명은 40년가량이다. 30년 전 포천이 꼽은 세계 초우량기업 46개 가운데 6개만이 지금 살아남았다. 지난 100여 년간 일본 100대 기업에 꼽힌 회사의 평균수명은 30년 정도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조사로는 국내 코스피 상장기업의 평균수명은 33년, 코스닥 기업은 17년이었다. 평균이 이 정도면 100년 기업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을 법하다.
▷올해 설립 209년을 맞은 미국의 화학회사 듀폰은 ‘인재를 소중히 함으로써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경영이념에서 밝히고 있다. 장수기업 연구가 염동호 일본 호세이대 연구원은 “일본 장수기업의 최대 사명은 가업승계와 사업존속”이라고 진단한다. 성장보다는 존속을, 수익보다는 안정을 꾀했다는 것이다. 중국 일본 등의 오래된 가게 노포(老鋪)는 한 우물 경영, 환경에 적응하는 진화 경영, 문어발이 아닌 집중 경영,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 경영 등을 해왔다고 한다(김용범·이기창 ‘한국 최고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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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