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지역 목마름 풀어준 미추홀참물
10일 남동정수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미추홀참물 자동화생산라인에서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시는 2014년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맞춰 연간 1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 제공
인천시가 경기 팔당취수장 등에서 원수를 공급받아 정수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미추홀참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0일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남동과 수산 부평 공촌 등 4개 정수장은 하루 평균 97만 t의 원수를 공급받아 미추홀참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남동정수장은 2004년부터 페트병 생산 설비를 도입해 하루에 1만 병(350mL)을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특히 페트병에 든 미추홀참물은 재난 현장처럼 식수가 부족한 지역에서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올해 구제역이 발생한 강화도에 13만 병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우면산 지역에 이르기까지 134만 병을 나눠줬다.
이처럼 미추홀참물이 널리 공급되는 것은 엄격한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매달 정수장에서 대장균과 같은 58개 유해물질에 대한 수질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을 받고 있으며 3개월에 한 번씩 대상을 넓혀 160개 유해물질을 검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추홀참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0월까지 ‘찾아가는 수도꼭지 수질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미추홀참물을 이용하는 가정과 상업시설 등에서 수질검사를 요청하면 직접 방문해 탁도와 잔류염소, 수소이온농도, 철, 구리, 맛·냄새 등 6개 항목을 조사한다. 부적합 판정이 날 경우 원인 조사를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 재검사를 한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시민들이 미추홀참물을 마시는 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표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09년 46.3%에 머물던 음용률은 지난해 50.2%를 기록했으며 올해 52%로 늘었다.
이 밖에 상수도본부는 현재 부평정수장에만 설치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2019년까지 3860억 원을 들여 모든 정수장에 도입할 방침이다. 이 시설은 현재 전국 대부분의 정수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정수시설로는 제거되지 않는 유기화학물질, 냄새물질, 소독부산물질 등 미량의 유해물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정수 과정에 활성탄을 넣거나 오존 처리를 한다. 수돗물 특유의 맛과 냄새가 제거돼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을 해소하게 된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올해 ‘깨끗하고 냄새 없는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내년에 음용률을 54%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수질 검사를 희망하는 시민은 업무부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032-720-2023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