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연속 기록적인 폭락세에서 허우적대던 한국 증시가 10일 마침내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반등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태풍을 헤치고 나온 안온함이나 여유로움이 없었다. 개장 초 76포인트가량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고작 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향후 상승 국면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상당한 의구심을 품게 했다.
이날 대거 매수에 나선 개인들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가질 만했다. 개인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1조5559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1조2759억 원의 매물을 쏟아낸 외국인, 2371억 원의 주식을 팔아 치운 기관투자가들과 힘겨루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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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얼마간 상승장이 있더라도 기술적 반등 성격이어서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며 “현재의 기업실적 수준으로 보면 장기간 1,700∼1,800에서 엎치락뒤치락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10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11일 옵션 만기일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옵션 만기일 때 외국인이 물량폭탄을 내던지면서 지수 하락에 부담이 됐는데, 이미 많은 거래가 이뤄져 외국인이 던질 만한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증시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저금리 카드’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10일(현지 시간) 개장한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은 3차 양적완화 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이번 생존 테스트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