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동치는 세계 증시 다우지수 개장초 2%대 하락… 상하이지수 1년만에 최저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쓰나미’는 8일 아시아 증시를 초토화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의 주가는 8일 일제히 하락했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고 주요 7개국(G7)이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심리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증시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신을 반영하며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의 물꼬를 텄다.
하락이 두드러진 곳은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과 대만 증시였다. 한국 증시는 코스닥이 10% 이상 폭락하면서 거래를 잠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하락폭을 크게 키워 주변 아시아 증시의 하락 도미노를 유발했다. 대만증시의 자취안지수도 공교롭게 한국과 똑같이 3.82%가 급락해서 7,552.80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른 아시아 지역도 2% 이상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02.32엔(2.18%) 하락한 9,097.56엔, 토픽스지수는 18.10포인트(2.26%) 내린 782.86으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9.60포인트(3.79%) 급락한 2,526.8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522.52포인트(2.49%) 급락한 20,423.60에 마감됐으며 여타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였다. 싱가포르지수는 ―3.70%, 인도네시아지수는 ―1.82%, 태국 지수는 ―1.3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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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폭락은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악재로 작용한 가운데 국제공조에도 미국 경기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9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진작책이 나오지 않으면 당분간 주가는 후퇴 국면을 지속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의 영향을 받아 유럽과 미국 증시가 출렁이고 이는 다시 아시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