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송뽀송 말리고 살랑살랑 환기를”
올여름 같이 비 오는 날이 많으면 집 안에 곰팡이가 피기 쉽다. 곰팡이를 제거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집 안 구석구석을 마른 걸레로 닦아내고 제습제나 신문지를 넣어두고 자주 갈아줘야 한다. 동아일보DB
무더위와 폭우가 반복되는 요즘 날씨는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인 셈이다.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김수영 교수의 도움말로 집 안 곳곳에서 자라는 곰팡이 균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봤다.
○ 곰팡이 자체보다 포자 위험
○ 눅눅한곳 집중 점검을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이다. 곰팡이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는 점만 기억해도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평소 집 안에 습기가 차는 곳이 어디인지를 체크해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날씨 변덕이 심할 때는 창문 주변이나 벽 모서리, 장판 밑, 욕실의 타일 등을 잘 보자. 곰팡이 균이 집단 서식하는 장소가 이런 곳들이다.
벽지가 눅눅해졌다면 먼저 마른걸레로 닦아내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린다. 이어 습기제거제를 뿌리거나 락스(유성페인트)를 살짝 발라준다. 이미 곰팡이로 얼룩이 졌다면 식초를 사용해 제거할 수 있다. 곰팡이는 산에 약하므로 마른걸레에 식초를 묻혀 닦아주면 된다. 그래도 곰팡이가 없어지지 않으면 헤어드라이어로 말린 뒤 브러시, 칫솔, 결이 고운 샌드페이퍼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 제거한다.
베란다나 욕실 타일에 생긴 곰팡이는 가볍게 솔로 문질러 털어준 뒤 분무기에 락스를 넣고 물을 조금 섞어 뿌리면 대부분 깨끗이 제거된다. 다만 락스에는 화학약품 특유의 독성이 있기 때문에 작업을 끝낸 뒤 2∼3시간은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하는 게 좋다.
장판 아래에 습기가 찼을 때는 마른 걸레로 닦은 뒤 바닥에 신문지를 몇 장 겹쳐 깔아 습기를 빨아들이도록 한다. 눅눅한 상태가 지속되면 2, 3일마다 신문지를 갈아준다.
이렇게 해도 시간이 지나면 곰팡이가 다시 생길 수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욕실 벽이나 베란다 바닥, 비누를 담아두는 용기에도 곰팡이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영양분이 많다. 결국 한 번의 대청소가 아니라 수시로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해야 곰팡이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비가 오다 반짝 햇빛이 비칠 때는 반드시 환기를 하도록 하자. 침구류도 이때 바짝 말린다. 음식이 직접 닿는 주방 식기나 도마, 행주도 햇빛에 말려야 한다. 이런 곳에는 소화기 장애를 유발하는 푸른곰팡이균을 비롯해 암색선균, 누룩곰팡이균 등이 잘 생긴다. 이 곰팡이균들은 햇빛에 약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자외선기기를 구입해 눅눅하거나 곰팡이가 핀 곳에 15분 정도 켜놓으면 곰팡이의 번식을 막고 살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