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강원도서 마지막 담금질“습한 날씨도 우리편… 메달 도전”
그래도 마라톤이다.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한 한국이지만 이번에도 희망을 걸수 있는 종목은 마라톤이다. 강원 양구군에서 훈련하는 마라톤 남자 대표 선수들. 왼쪽부터 황준석(서울시청) 황준현(코오롱) 김민(건국대) 이명승(삼성전자). 양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왼쪽). 여자 마라톤 대표팀은 주요 국제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더욱 넘친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마라톤 여자 대표 선수들. 왼쪽부터 정윤희 박정숙 최보라(이상 대구은행) 이숙정 김성은(이상 삼성전자). 평창=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오른쪽)
4일 강원 양구군 종합운동장. 황준현(24·코오롱)과 이명승(32·삼성전자) 등 한국 남자마라톤대표팀 선수들은 페이스메이커인 케냐의 스티븐 키플리모, 보니페이스 음부비 뮤마와 함께 트랙을 질주했다.
27일 개막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메달을 선사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영입한 건각들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남의 집 잔치’로 만들지 않기 위해 한여름에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굵은 땅방울을 쏟아냈다.
한국은 아직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에서 3위 이내에 든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나마 마라톤 경쟁력이 가장 좋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45)은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4위를 했다. 2007년 오사카 대회 마라톤 단체전에선 2위를 했다.
한국은 정진혁(21·건국대)과 황준현 이명승 3인방이 핵심이다. 올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로 2위를 차지한 정진혁이 선두주자. 정진혁은 4월부터 실시한 훈련을 착실히 받아 몸 상태가 가장 좋다. 지난해 11월 2시간10분43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황준현도 상승세다. 2시간13분25초의 베테랑 이명승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레이스가 강점. 2시간13분11초의 김민(22·건국대)과 2시간16분22초의 황준석(28·서울시청)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힘을 보탤 수 있다.
여자 마라톤 대표팀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이 없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남자에 비해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더 오기가 발동했다. 역시 단체전에서 3위 안에 들어 그동안의 한을 날리겠다는 각오다. 안방에서 열리는 데다 일본 중국과 함께 더위에 강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남녀 마라톤대표팀은 11일 대구 세계선수권 마라톤 코스에서 10∼15km 리허설 레이스를 펼치고 다시 훈련 장소로 돌아올 예정이다. 대구 선수촌에는 24일 입촌하며 여자는 27일, 남자는 다음 달 4일 대망의 레이스를 펼친다.
양구·평창=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