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里之城과 七里之郭은 작은 크기의 內城과 外城을 말한다. 三里나 七里는 사방의 둘레 길이를 가리킨다. 훗날 三里之城이라 하면 近衛兵(근위병)이나 援軍(원군)도 없이 고립되어 있는 성을 뜻하게 되었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의 형국이 그와 같았다. 郭은 廓(곽)의 본래 글자로, 外城을 뜻한다. 環而攻之而不勝은 環攻而不勝이라 해도 되지만, 그 어조가 훨씬 유연하다. 之는 三里之城과 七里之郭을 가리킨다. 必有得天時者矣는 상대방이 籠城(농성·성문을 굳게 닫고 성을 지킴)을 해서 이쪽에서 오래도록 포위해 공격하다 보면 어느 때인가는 天時를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앞서 말했듯이, 天時는 四季(사계), 氣候(기후), 風水(풍수), 晝夜(주야), 方角(방각) 등 天地自然의 狀態(상태)와 變化(변화)를 가리키기도 하고, 天文五行說에서 말하는 천상의 여러 요건을 가리키기도 한다.
오늘날도 그러하듯, 과거에는 전투를 할 때 반드시 日辰(일진)을 따지고 氣象(기상)을 살폈다. 地利는 지형상의 조건과 인공적인 방어시설을 모두 가리킨다. 是天時不如地利也는 어떤 사실을 정의하는 어법처럼 되어 있으나, 사실상 앞에 제시된 사실에 대해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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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