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8강 수원전 느슨한 플레이 분노“나부터 정신 차려야지” 특단의 채찍
27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1 하나은행 FA컵 8강전’ 수원과 전남의 경기에 앞서 벤치에 들어선 전남 정해성 감독이 땀을 훔치고 있다. 수원 |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com
전남 드래곤즈 정해성 감독(사진)은 27일 수원 삼성과 FA컵 8강전이 끝나면 선수단에 3일 휴가를 줄 생각이었다.
선수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정 감독도 오랜 만에 서울 집으로 가서 가족들과 지인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 감독은 수원과 경기 후 휴가를 전격 취소했다. 정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모두가 바로 광양으로 내려갔다.
정 감독을 분노케 한 건 결과가 아닌 경기 내용이었다. 볼을 빼앗았을 때, 빼앗겼을 때 혹은 경합 직후에 제2동작이 늘 수원 선수들보다 늦었다. 기량이 모자라서가 아니었다. 정신력과 자세의 문제였다.
정 감독은 전남 사령탑에 부임하자마자 작년 시즌 전남의 모든 경기를 동영상으로 꼼꼼하게 분석했다. 작년 전남이 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이 선수들의 태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제골을 내 준 경기에서 뒤집으려는 의지가 전혀 안 보였다.
정 감독은 올 시즌 앞두고 선수들에게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끈끈함만은 우리가 K리그 최고가 되자”고 주문했고 실제로 지금까지 잘 해 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모든 게 실종됐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