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각결막염, 합병증이 더 무서워
유행성 각결막염의 주범은 아데노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5∼25도의 비교적 습한 환경에서 높은 발병 및 전염성을 가진다. 이 바이러스가 눈 표면에 감염되면 약 1주일의 잠복기를 거쳐 급격한 충혈과 함께 이물감, 가려움, 눈곱, 따가움, 눈꺼풀 부종 등이 나타난다.
또 턱 아래의 임파선이 붓거나 진득진득한 눈 분비물이 자주 나온다. 성인에겐 눈에 국한된 병이 생기지만 소아들에겐 고열 인후통 설사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난 뒤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2주에서 한 달 정도로 짧지 않다
유행성 각결막염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 때문이다. 검은 동자에 염증이 퍼져 심한 경우 각막 혼탁으로 인해 상당 기간 침침함이나 눈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 소아의 경우 눈물 배출구인 눈물점이 막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눈병이 나은 뒤에도 지속적으로 눈물과 눈곱이 심하면 수술을 통해 눈물길을 열어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눈병에 감염이 되면 원인 치료가 어렵고 증상 및 합병증의 관리가 중요하다. 따라서 가족의 단체 감염을 우선 막아야 한다. 학교나 직장에서도 눈병 감염 확산으로 인해 교과 활동이나 업무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예방에 힘써야 한다.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
각막염이 심해지면 각막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물안경을 착용하고 렌즈를 껴야 한다면 일회용 렌즈를 쓴 뒤 버리는 것이 좋다.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즉시 흐르는 물로 씻어내도록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안대는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안대가 오히려 세균을 증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증상이 있으면 아무 안약이나 함부로 넣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안과를 찾아야 한다.
눈병이 이미 걸린 환자의 경우 역시 눈을 손으로 비비는 것은 피해야 한다. 눈썹에 붙은 분비물 역시 손으로 닦아 내지 말고 면봉 등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극장, 마트, 백화점, 학원 등 사람이 많은 곳이나 목욕탕과 수영장 등의 출입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중에 눈병을 앓는 사람이 발생한 경우 수건, 비누, 컵 등은 따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환자는 눈을 만진 뒤에는 곧바로 손을 씻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최진석 새빛안과병원 진료과장,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배정훈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전염성 눈병 예방법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손에 의한 눈의 접촉 혹은 자극은 피한다
·눈병을 앓고 있는 경우 눈 분비물을 면봉으로 제거한다
·직장, 학교, 병원 등 사람과 접촉이 많은 곳은 피한다
·가족이라도 수건, 컵 등은 따로 사용한다
·안대는 2차 세균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착용하지 않는다
·안검 및 결막의 부종이 심할 때는 냉찜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