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들 다양한 마케팅 펼쳐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잭 더 리퍼’는 한류스타 안재욱(오른쪽)의 흡인력으로 일본인 관객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공연 예매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67%나 늘었다. 엠뮤지컬컴퍼니 제공
일본 관객 나카무라 가즈미 씨(57)는 이 뮤지컬의 주인공 다니엘 역을 맡은 안재욱 씨의 공연을 보기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 여름 ‘잭 더 리퍼’의 성남아트센터 공연 때는 한 달간 하숙하면서 안재욱 출연 공연을 봤다”면서 지금까지 본 안 씨 공연 티켓 26장을 모아서 찍은 휴대전화 사진을 보여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40대 초반의 대만계 미국 여성 대프니 리 씨는 “드라마를 보고 안재욱 씨 팬이 돼 2009년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잭 더 리퍼’만 스물아홉 번을 봤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뮤지컬 공연장에는 나카무라 씨나 리 씨 같은 한국 뮤지컬 열혈 외국 팬이 부쩍 늘고 있다. 그에 발맞춰 국내 공연 제작 기획사들도 아예 공연 기획 단계부터 외국인 관객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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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잭 더 리퍼’ 성남아트센터 공연 때부터 일본인 관객을 위해 일본어 자막과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번 공연부턴 중국어 통역도 추가했다. 이번 공연의 외국인 관객 비율 목표치는 10%. 2년 전 ‘삼총사’ 때와 비교하면 6배나 많다.
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막을 내린 뮤지컬 ‘모차르트!’는 한류스타 시아준수(김준수)를 앞세워 올 상반기 국내 공연 중 외국인 관객이 많이 든 뮤지컬 1위에 올랐다. 제작사인 EMK의 김현희 홍보마케팅팀장은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외국인 관객이 많이 늘었다. 향후 외국인 대상의 마케팅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창작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겨냥했다. ‘난타’ 제작사인 PMC프러덕션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H.O.T’ ‘S.E.S’ ‘소녀시대’ ‘카라’ 등 한류 스타들의 케이팝(K-pop)으로 구성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한류스타 려욱(‘슈퍼주니어’)이 출연하는 두 차례 공연은 티켓 오픈 20분 만에 매진됐다.
외국인이 직접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난타’의 경우엔 관광 패키지에 공연 관람이 포함되는 식이었다. 외국인등록번호나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이 직접 공연을 예매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가 2년 전부터 외국인 전용 예매 서비스를 시작했고 서울시는 지난해 4월부터 인터파크와 손잡고 서울시 관광정보 사이트인 ‘아이투어서울’에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번체와 간체 등 4가지 공연 예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별다른 홍보가 없었는데도 외국인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이 사이트를 통해 9800여 장의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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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늑대의 유혹(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