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주희)는 里를 ‘마을’로 보았는데, 그렇다면 ‘里仁爲美’는 ‘마을은 仁厚(인후)한 풍속이 있는 곳이 좋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맹자는 里를 ‘처한다’는 뜻의 동사로 보았다. 그렇다면 ‘里仁爲美’는 ‘어짊에 처하는 것이 아름답다(훌륭하다)’로 풀이된다. 곧 ‘仁을 행동의 근거로 삼는다’는 말로 볼 수 있다. 여기서의 爲(위)는 ‘∼이다’라는 뜻의 繫辭(계사)로 쓰였다.
擇(택)은 選擇(선택)이다. 仁에 맞는 행동을 할까 말까 고르는 것을 말한다. 不處仁이란 ‘어짊에 처하지 않음’으로, 仁의 입장에 서지 않는 것을 뜻한다. 焉(언)은 어구의 처음에 오면 의문사가 된다. 得은 가능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焉得은 ‘어찌 ∼일 수 있을까’로, ‘∼일 수 없다’는 뜻의 反語(반어)이다. 智는 知와 통용되며, 知慧(지혜)를 뜻한다. 李重煥(이중환)은 ‘擇里志(택리지)’를 엮으면서 ‘마을은 인후한 풍속이 있는 곳이 좋다’는 관점에서 조선팔도의 각 지방 풍속을 따졌다. 그러나 공자는 ‘군자가 산다면 어찌 누추함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사람은 인후한 마을을 골라서 이사 간다고 군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답게 살려면 사는 곳을 탓할 것이 아니라 항시 도덕적 자율성을 지켜 순간순간 행동준칙을 仁에 두려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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