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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사건’ 갈수록 의문 증폭

입력 | 2011-07-06 17:04:07


지난 4일 발생한 해병대 총기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총격을 가한 김 모(19) 상병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 모 이병이 실제 어느 정도까지 범행에 가담했는지가 논란거리다.

정 이병은 애초 범행 가담 혐의를 부인했지만 추가 조사결과 김 상병이 총기와 탄약을 탈취할 때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6일 전했다.

이렇듯 정 이병의 진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1생활관에서 잠을 자던 정 이병은 김 상병과 마주쳤는데 김 상병이 "000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가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당일 아침 총기 탈취 전 범행을 모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 이병이 처음에는 말리다가 잠시 뒤 '그럼 다 죽이고 탈영하자'고 말한 것으로 진술했다"면서"'함께 사고치고 탈영하자'는 김 상병의 말에 정 이병이 동의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김 상병은 또 정 이병에게 수류탄을 건네며 생활관 옆 고가초소를 폭파하도록 지시했고 정 이병은 수류탄을 들고 고가초소 근처로 갔지만 두려움에 던지지는 못하고 돌아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당시 상황에 관한 조사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총기 탈취 시간과 총격 시간 사이에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뭘 했는지는 더 구체적으로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총기와 탄환이 없어진 사실을 담당자가 신고하지 않은 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밖에 김 상병은 사건 당일 오전 4시20분¤6시50분 사이 체력 단련장에서 모 일병과 탁구를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기수열외'를 당했다는 김 상병이 어떻게 다른 동료와 어울려 탁구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이 없다.

김 상병의 음주 여부도 확실치 않다. 정 이병은 김 상병과 마주쳤을 당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었다. 상기된 얼굴로 몸을 비틀거렸다고도 했다.

현재까지 김 상병과 술을 마신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 조사본부의 김영수 수사2과장은 "김 상병이 술을 구입한 정황을 확인했고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정 이병 진술의 신빙성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는 무엇보다 김 상병의 진술에 있다. 그러나 현재 기본적인 대화만 가능한 김 상병의 상태 때문에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그는 피해자들이 숨진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으며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은 "정 이병과 김 상병의 진술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