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였던 가수 겸 영화배우 이브 몽탕의 아내 시몬 시뇨레는 남편과 메릴린 먼로의 염문설이 나돌았을 때 “메릴린 먼로가 품에 있는데 저항할 수 있는 남자가 있겠느냐”며 눈 감아줬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92년 남편 빌 클린턴과 나이트클럽 가수의 추문이 터지자 방송에 함께 출연해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무사히 백악관에 입성했다. 1998년 르윈스키 스캔들 때도 같은 태도를 취해 탄핵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힐러리는 나중에 자서전에서 “남편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스트로스칸도 카메라 기자들이 없는 데선 아내에게 어지간히 당했을 것이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 부인의 미소에는 프랑스 사회의 비교적 관대한 성(性)의식에다 권력자 남편을 둔 아내의 권력의지까지 담겨있는 것 같다. 파리에 거주했던 한 여성은 “권력자 부부는 정치적 목표를 향해 달려온 파트너입니다. 어차피 잠자리를 함께한 지도 오래일 테니 쿨(cool)하게 봐주는 겁니다. 부부간에 프랑스인 특유의 ‘연대의식(솔리다리테)’이 발휘되는 거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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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