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동안 고향 녹화하는 재일동포
‘일본에 살고 계시는 경남도민회 회원들이 경남도가 추진하는 푸른 경남 가꾸기 사업에 적극 동참해 여기 배롱나무를 심었습니다. 우리는 이 귀한 애향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 거리를 재일 경남도민의 거리로 명명하고 심은 나무들을 정성껏 가꾸어 고향사랑 정신의 귀감으로 길이 보전할 것입니다.’ (경남 재일도민의 거리 표지석 안내문)
○ 올 식목행사 일본 지진으로 순연
경남 출신 재일동포들의 고향 방문과 ‘사랑 담은 나무심기’는 이미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식목일을 전후해 재일 경남도민회원 300여 명과 재경 도민회원 60명 안팎, 도의원과 지역 기관장 등 모두 600여 명이 참가하는 ‘재일(在日) 재경(在京) 경남도민회 향토기념식수’는 미래를 내다보는 뜻깊은 행사. 하지만 올해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순연돼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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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1만∼2만 그루 정도 정성 들여 심고 물을 준다. 식목 행사가 끝나면 동포들은 고향 방문과 유적지 관광, 체육경기 관람 등의 일정으로 소화한 뒤 일본으로 건너간다.
재일도민회 향토사랑 식수는 1975년 재일 도쿄(東京)도민회가 시작한 이후 1978년과 올해를 빼고는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그동안 1만2000여 명이 참가해 소나무와 편백 등 23만 그루를 심었다. 도쿄와 가나가와(神奈川) 지바(千葉) 교토(京都), 긴키(近畿), 효고(兵庫), 야마구치(山口), 히로시마(廣島), 시즈오카(靜岡) 현, 그리고 홋카이도(北海道) 등 재일 경남도민회가 두루 참가하고 있다.
○ ‘재일 경남도민의 거리’도 조성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재일도민회에서 성금 3억9300만 원을 모아 창원시 중앙광로와 진주시 상평로, 산청군 국도 3호선 등 12곳에 배롱나무 등 7600여 그루를 심고 ‘재일 경남도민의 거리’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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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재일동포들이 고향 경남의 발전을 위해 전달한 성금은 15억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