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정치부
해당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평가 결과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평가등급이 낮게 나온 공공기관 직원들 사이에선 “(점수가 잘 나온) 일부 공공기관이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고 한다” “일은 제쳐두고 평가 대응 업무에 인력을 총동원했다더라” 등의 비아냥거림도 흔하다.
2007년 처음 시행된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이처럼 매 시비에 휘말렸고 급기야 지난해 9월부터 감사원이 재정부의 경영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들여다봤다. 28일 발표된 감사원 감사 결과는 이들의 항의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님을 보여줬다. 감사원에 따르면 재정부는 평가위원들의 선정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았다. 평가단장이나 관계 공무원의 개인적인 추천을 받아 제한적으로 인력 풀을 구성했고 여기서 입맛대로 몇 명만 연속 선발했다.
성과가 좋은 공공기관을 격려하고, 미흡한 곳을 채찍질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함은 기본이다. 그래야만 모두가 수긍할 수 있고 뒷말이 없다. “공정한 실적평가가 이뤄지도록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재정부에 통보한 감사원의 조치가 내년 평가에는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은 정치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