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연주 ‘영종예술단’ 창단 月1회 인천공항 등서 무료공연내달 30일엔 뮤지컬 무대도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학생들로 구성된 인천 영종예술단 평강공주 앙상블이 24일 예술단 창단식을 겸한 첫 연주회를 열었다. 이들은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인천 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등에서 무료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영종예술단 제공
영종도 공항고에 다니는 자폐성장애학생 A 군(18)이 첫 연주자로 나서 ‘박쥐’ ‘사랑의 향기’를 피아노곡으로 들려주었다. 이어 여고생 B 양(17)의 플루트, 특수학교 고교생인 C 군(18)의 비올라, 중학생 D 군(15)의 색소폰 연주가 펼쳐졌다.
학생들은 ‘넬라 판타지아’ ‘유모레스크’ ‘사랑으로’ 등 클래식 영화주제곡 가요 등 귀에 익숙하면서도 감미로운 곡을 연주해 관객들에게서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색소포니스트 D 군은 전문가도 놀랄 정도로 뛰어난 연주 실력을 뽐냈다. D 군은 인천국제공항 관세사로 일하는 아버지를 포함한 4∼6명과 함께 색소폰 전문 연주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의 연주단은 종종 볼 수 있지만 지적장애인 음악연주단은 흔하지 않다. 인천문화재단은 평강공주 앙상블을 시민 대상 연주단으로 선정해 500만 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 앙상블은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인천대교 기념관, 영종도 공항배후신도시 내 세계평화의숲 등지에서 무료 공연을 이어간다. 공연 시간은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이들은 다음 달 30일 세계평화의숲에서 ‘평강공주 뮤지컬’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현재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 학생들의 열성적인 지도로 뮤지컬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장애학생들은 이날 세계평화의숲에서 플루트 색소폰을 연주하는 ‘숲 속 음악회’도 열 예정이다.
세계평화의숲은 공항신도시 주변 18만8000m²에 조성된 도심공원이다. 주민들이 4년간 정성껏 키운 산림과 전통공원, 작은 무대가 들어서 있으며 이달 말 정식 개장한다. 주민 100여 명이 활동하는 ‘세계평화의숲 사람들’은 숲 지킴이를 양성하고 있다.
이들의 활발한 활동 소식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공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해외자본 투자로 개발사업이 한창인 영종도 미단시티 내 가이주단지에 있는 한 교회에선 출연료 지급 약속과 함께 공연 예약을 해둔 상태다. 인천지역 장애인복지단체인 ‘함께 걷는 길벗회’는 평강공주 앙상블을 초청하기로 했다. 또 서울의 발달장애인 인형극단은 이 앙상블과의 합동 공연을 제안해 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